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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치관에는 확신이 필요했다

· 약 5분
Minhyeok Kang
Front End Developer @ 타다

네가 하는 행동이 옳다고 확신할 수 있어?

내가 항상 거울에 던지는 질문이다. 나의 행동뿐 아니라 뉴스를 보며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서, 과연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져본다.

요즘은 코로나라는 전염병의 감염 위험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며 자신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과 강제로 마스크를 착용시키려는 정부,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한 고민도 든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봐도 내가 철학적으로 고민할만한 논제들이 만연하다.


나는 공대생이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사회현상에 대한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논리 정연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정치 토론가나 지식인들을 보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토론하거나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항상 내뱉는 말의 깊이가 좀 더 깊어지길 갈구했다. 하지만 그때 당시 나의 태도를 떠올려보면, 성장을 원했지만 특별한 노력은 없었다. 나의 고민을 좀 더 본질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나를 성장시켜줄 최고의 학문인 철학을 공부해볼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단지 멋지게 말할 수 있는 언변이나 제스처에 더 많은 신경을 썼을 뿐이었다.

예전에 내가 이런 고민들과 함께 나의 얄팍한 가치관을 떠들고 있을 무렵, 교사를 꿈꾸고 있는 멋진 친구는 나와 대화를 나누고서는 철학을 공부해볼 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그때 당시 나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모두 하늘을 찔렀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내 생각의 깊이는 남들과 다르다고 속으로 자만하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이론을 내 생각인 양 떠들고 싶지 않다는 괜한 핑계를 대며 거절했다.


하지만 조금씩 시간이 흐르고, 나의 판단과 그 결과가 경험이란 이름으로 축적되었다. 나의 경험은 나를 성장시켰고, 그 크기만큼 나의 부족함을 일깨워 주었다. 많은 순간에서의 나는 정의를 판별할 잣대가 될 가치관들도 명확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았고, 사회 현상의 깊은 인과관계를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도 부족했다. 그렇게 얕은 철학으로 세상을 다 아는 듯 행동했던 것을 반성했다.

내 행동에는 일관성이 필요했고, 내 가치관에는 확신이 필요했다.

그제야 나는 철학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보다 훨씬 많은 양질의 고민을 평생의 업으로 여겨온 사람들의 철학 이론이 나에게 거름이 되어, 비판적 사고력과 통찰력을 길러줄 것임은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 매거진에서는 내가 가진 철학적 고민들을 함께 이야기해볼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실제로 만났던 것은 아니고, 그들의 책을 읽고 쓰인 서평이 대다수일 것이다.

나는 그들의 책을 읽을 뿐이지만 그들과 함께 토론한다. 그 이야기들이 여기에 쓰일 것이다.